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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1990년대 접어들어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되어 쌀 배급량이 현저하게 줄고 육류는 아예 국경일에나 구경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북한의 식량난과 물자난은 이미 1993년 뚜렷하게 징후를 드러내기 시작해 북한은 태국으로부터 쌀 15 만 톤을 수입하고, 그 외 중국, 일본, 인도에도 쌀과 구호물자의 지원을 요청했다. 1994년을 넘기면서부터는 아사자가 발생하 는 등 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에 1995년 3월 김영삼 대통령은 독일 방문 중 ‘북한에 곡물 등 원료와 물자 지원’ 용의를 밝혔다. 1994년 김일성 사 망 이후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북한은 남한 당 국을 상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쌀 한 가마가 아 쉬울 정도로 식량 사정이 절박한 상황에 이르자 북한은 ‘전제조건 없는 쌀이라면 남한 쌀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 에 1995년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식량 제 공을 위한 회담이 비공개로 열렸다. 이것이 바로 베이징 쌀 지 원 회담이다.

 

 

2) 내용 및 경과

 

제1차 회담에서는 우리 측이 북한에 쌀 15만 톤을 무상 으로 지원하며, 쌀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고 우리 측 선박으로 수송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로써 분단 사상 최초로 남한 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선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회담은 더 이상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 측은 쌀 지원을 계기로 어떻게 해서든 남북 한의 접촉 창구를 마련하고자 했던 데 비해, 북한은 북한 주민 에 미칠 충격을 우려해 될 수 있는 한 우리 측의 지원 사실을 감 추고 안정적인 쌀 지원만 확보하고자 했던 때문이다.

 

북한은 베이징 쌀 회담이 사실상 당국 간의 회담이었음 에도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당국 간 회담을 피하기 위해 북측 단장 전금철의 공식 직함(당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사용하지 못하겠다고 버텼다. 결국 전금철은 ‘대외 경제협력추진위원회 고문’으로 서명하였고 계약서는 북한의 조선삼천리총회사 대표와 남한의 대한무역진흥공사 대표간의 명의로 서명되었다.

 

둘째, 쌀 회담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불상사 가 연쇄적으로 돌출한 것도 회담 지속의 동력을 떨어뜨렸다. 쌀을 싣고 간 씨 아펙스호가 하역항인 북한의 청진항에 입항 할 때 태극기와 인공기를 모두 단다는 사전 약속과 달리 북한 측이 태극기를 내리고 인공기만 올리도록 해 인공기만 달고 하 역작업을 했던 사건, 쌀 수송선 삼선비너스호의 선원이 북한 청진항에서 항구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북한이 필름을 빼앗 고 며칠간 배를 억류했던 사건, 안승운 목사 납북사건,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의 쌀 지원 비하 망언 사건 등이 그것이다.

 

이 사건들은 모두 우리 국민의 분노를 샀으며 쌀 지원에 대해 남한 내부에서 불리한 여론을 조성했다. 결국 쌀 지원 회 담은 1995년 9월 26일 제3차 회담을 끝으로 종료되었다. 베이 징 쌀 회담이 종료될 당시 북한은 수재민 520만 명이 발생하는 유례없는 대홍수 피해를 입어 식량을 지원해 달라고 국제 사 회에까지 손을 내미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불미스런 사건들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당국 간 공식 절차를 통 해서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며 북한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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