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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1 09:45

북한 붕괴론

1) 배경

 

1994년 7월 8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돌연 사망했다. 이보다 앞서 같은 해 5월과 6월 북핵 위기가 절정에 이를 무 렵 미국의 언론인 셀리그 헤리슨,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 등 과 회담하며 핵위기 해소의 가닥을 잡아나가던 상황에서 그 의 죽음은 너무도 뜻밖이어서 북한 내외에 엄청난 충격과 파 장을 몰고 왔다.

 

김일성의 사망은 우리 내부에서는 북한 체제의 장래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갖게 했다. 지속적인 우상화 작업으로 인 해 살아생전 이미 신격화에 이른 김일성의 죽음은 곧바로 북 한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북한 붕괴론 가능성에 대 한 논쟁은 이렇게 점화되었다.

 

 

2) 내용 및 경과

 

사실 당시에는 전문가나 비전문가를 막론하고 공산주의 가 전 세계적으로 와해된 상태에서 김일성 사후 북한 체제가 무 너질 것이라고 본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었다. 북한 붕괴론의 핵심내용은 북한을 48년간 통치해온 절대 권력자이자 권력 구 조의 정점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으니 그의 명령으로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는 체제 자체에 커다란 혼란이 일 것이고, 이는 북 한이 처한 내외의 환경과 상승 작용을 일으켜 3년, 또는 5년 안 에 북한은 붕괴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남한에 흡 수 통일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문제는 후계자인 김정일이 과연 김일성의 빈자리 를 대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으로 집중되었는데, 당시 이에 대 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우선 김일성과 김정일 개인의 정 치 경력이나 권위를 비교해 볼 때, 아들 김정일은 아버지 김일 성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록 김정일이 1980년 북 한에서 공식 후계자로 지명되었다 해도, 1990년대 초반까지 우리 사회의 김정일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즉 김정일 은 성격이나 자질에 있어서 문제가 많은데도 아버지의 후광과 부자세습 체제에 의해 최고 권력자가 된 인물로서 북한의 위 기를 관리해 나가지 못하거나, 권력투쟁의 와중에서 저항세력의 도전에 의해 축출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북한이 처한 대내외 환경은 북한 붕괴론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1980년대에 이미 동맥 경화증을 앓고 있던 북 한의 경제는 1990년대의 개막과 더불어 급속히 진전된 사회 주의권의 몰락, 중국과 소련 등 전통적인 동맹국들의 방관과 외면 등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 같은 급속한 상황 의 변화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북한의 식량난과 에너지난 을 부채질했다.

 

특히 식량난과 에너지난은 김일성 말년에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식량난과 관련하여 김일성은 1992년의 한 연설에 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농사를 잘 짓 는 것’이라는 ‘농업제일주의’를 강조하며, 이를 위해 공업용 전 력 공급에 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양수용 전력을 제대로 보 장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또 1993년 12월 열린 당중앙위원 회 제6기 21차 회의에서는, 제3차 7개년계획(1987~1993)의 주요 지표들이 목표에 미달된 사실을 인정하며 대책을 지시하 기도 했다. 그럼에도 북한의 경제 성장률은 1994년부터 3년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결국 북한의 정치, 경제적 상황은 북한 붕괴론을 매우 설 득력 있게 만들었으며 김영삼 대통령이 직접 ‘북한은 고장 난 비행기’, ‘북한은 붕괴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예상했던 것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김일성 사후 최고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일은 소위 3년간의 유 훈통치라는 것을 끝내고 본격적인 자신의 시대를 열었으며, 현 재까지 체제를 지탱하고 있다. 김정일 체제가 무너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일성의 권위를 업고 김정일 시대 에 대한 대비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한 다. 우선 내부적으로 부자 세습을 합리화하는 논리를 일치감 치 개발해 적용했고, 둘째 세습 작업을 뒷받침할 제도화 작업 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셋째 김정일 권력 기반을 공고 화해주는 인적관리를 20년 이상 해 왔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김정일은 자신의 체제에 도전할 수 있는 잠 재적인 경쟁자는 철저하게 제거했을 뿐 아니라, 선군정치를 내 세워 북한 사회를 장악하였다. 김정일은 또 김일성이 사망하자 전통적인 유교 관례에 따라 ‘3년상’ 기간을 선포하고, 이 기간 을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지는데 활용하였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급사하였을 때에도 붕괴론이 다시 머리를 들었다. 김정은은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 이후 후계자로 모습을 드러내고 당과 군부를 빠르게 장악해 나갔다. 이른 바 3대 세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김정은의 경우 권력승계를 준비할 시간이 적었으며, 김정일의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권좌에 올랐다는 점에서 권력기반이 선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과 인민무력부장 현영택을 처형하는 등 유혈숙청을 통해 단기간에 권력기반의 장악을 시도했다. 핵심 권력층의 급격한 교체와 경제위기의 지속 등 다양한 불안정 요인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은 단기간에 붕괴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과 달리 2015년 현재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내구력 문제는 주민생활 향상을 통해 정당성과 안정성을 얼마나 확보해 나갈 수 있느냐 하는데 달려 있을 것이다.

 

결국 북한붕괴론과 관련해서는 북한체제의 붕괴 시점 이 언제인가하는 논쟁보다 붕괴가 현실화 되었을 경우를 가정 하여 우리가 어떤 대비책을 세울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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